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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민사관 논란 김해시사(史) 발간 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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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민사관 논란 김해시사(史) 발간 연기
  • 영남미디어공동취재단 신동호 기자
  • 승인 2024.06.07 17: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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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지 보도 후, 6월 발간계획 8월로
시민단체,“제 2권 가야사는 왜곡이 심해 집필 다시 해야”
「일본서기」기반한 서술 논란 가열, 쉽사리 발간 어려울 듯
수로왕의 영혼이 ‘쉬었다 가시라’라고 후손들이 건축한 가락루의 복원 모습.
수로왕의 영혼이 ‘쉬었다 가시라’라고 후손들이 건축한 가락루의 복원 모습.

식민사관 논란이 일었던 김해시사(史)가 작년 연말 발간 용역업체를 선정하고 약 6개월간 편집·디자인까지 마무리된 상태로 이달에 발간 예정이었으나 갑자기 8월로 연기되었다고 김해시가 밝혔다.

이는 본지가 김해시사 문제점에 대한 연이은 보도와 시민단체·관련 학계 등의 반대에 부딪쳐 나온 고육지책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김해시사 편찬업무 실무책임을 맡고 있는 하유식 선임연구원(문학박사)은 “일부 단체에서 역사 왜곡과 관련한 주장을 구체적으로 정리해 오면 편찬위원회 토의와 검토를 거칠 예정이다”라고 말하고, “다양한 민원과 이의를 청취하여 6월 중으로 정리하겠다”고 말했다.

지난달 16일까지만 해도 “최대한 객관적으로 편집되었고 6월 발간은 계획대로 진행된다”고 말한 것과는 대조를 이룬다.

김해시사는 2016년 12월 ‘김해시 시사편찬위원회 조례’ 제정부터 발굴·조사·수집·연구와 집필진을 구성하고 편찬이 시작되었다. 집필된 원고는 감수와 교정을 거쳐 2022년 12월에 시대사 6권, 분야사 6권으로 총 12권의 초고가 완성되었다.

5년간의 집필과 편찬과정을 거쳐 2022년 12월 시민에게 공개되면서 수로왕과 허왕후를 신화화하고 폄하하는 등 식민사관을 중심으로 기술되었다는 강력한 비판이 제기되어 상당 부분 내용들이 수정되기도 했다.

하지만, 이후에도 지난 2년간 끊임없이 시민단체와 관련 학계에서 식민사관 문제를 제기해 왔던 ‘임나일본부설’의 근거로 김해는 ‘임나’라는 핵심적인 논란의 내용만은 변경되지 않았다.

최근 본지 보도 이후, 시민단체에서도 국민신문고를 통해 시사편찬위원장인 홍태용 시장 면담을 요청하였고, 김정호 국회의원도 공개토론을 제의하는 등 문제가 확대일로로 치닫자 편찬 실무진들이 전향적 태도로 전환했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식민사관청산가야국사바로잡기경남연대’ 이광희 부위원장은 “문제가 되는 제 2권 ‘가야사’는 일본서기에 바탕을 두고 서술돼 수정·보완할 문제가 아니고 집필 자체를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우리 역사적 관점에서 다루어야 하기 때문에 공개토론을 비롯한 충분한 검토가 필요하므로 단기간에 마루리될 사안이 아니다”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편집을 주도한 학자들은 학자로서 민족적 양심이 부족하고 사대주의적 사관을 지닌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관련 시민단체와 학계에 따르면, “히로히토 일왕을 가르치고, 조선사편수회를 만든 일본 대표 역사학자 시라토리 구라키치는 19세기 후반에 마지막으로 일본서기를 편집하면서 우리 역사를 일본 역사에 끼워맞춰 서술했다”고 한다.

이와함께, “일제 강점기에 교육받고, 일본에서 유학한 학자들이 이런 역사를 전수받았고, 조선사편수회에 참여한 이병도 박사를 비롯한 신석호, 이기백 등의 사학계 주류라는 학자들이 역사 전체를 그렇게 만들어 버렸다”고 주장했다.

또, “이 학설이 제자들에게 전수돼 내려오면서 도그마가 되어 자신들의 스승을 비판할 수 없는 헤게모니로 작용하는 등 우리 스스로가 우리 역사를 부정하는 지경에 이르렀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일제의 관제 사학자도 아닌 우리나라 학자들이 우리 뿌리인 선대의 조상을 근거 없는 상상과 추정으로 부정하고 우리의 선영들이 남긴 소중한 기록과 유적을 신중한 고찰 없이 폄하 하는 현재의 상황이 심히 우려스럽다”고 개탄했다.

김해를 ‘임나’라고 주장하는 대표적 학자이면서 김해시사편찬위원회 부위원장을 6년간 역임한 이영식 인제대 명예교수도 일본 와세다대에서 가야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100여 년만에 편찬되는 김해시사가 「일본서기」를 기반으로 서술되었다는 논란이 뜨거워지면서 쉽사리 발간이 되지 못하고 있는 형국이다.

호남지역 광역지자체에서도 24억 원의 예산을 투입해 전라도 천년사(史)를 발간했으나, ‘임나일본부설’등이 포함됨에 따라 역사바로세우기 시민연대 등이 거세게 항의하여 배포가 중단된 상태이다.

부산시사(史) 또한 편찬이 종료되었으나 공람 과정 중 ‘식민사관’이 포함되었다는 시민단체와 학계의 지적과 반대에 부딪쳐 발간을 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김해시사 발간 연기에 따라 7년간 계획되어 있던 편집발간 연구진들의 계약기간이 2개월 연장되었지만, 간단히 정리될 사안이 아닌 것으로 보여 기간이 더 연장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20여억 원의 시민 혈세가 투입된 김해시사가 친일 식민사관의 프레임으로 그대로 갈 것인지, 아니면 치열한 토론과 재검증을 통해 역사적 정체성을 규명하고 미래를 지향하는 역사서가 될 것인지 김해시사편찬위원장인 홍태용 시장 판단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임나일본부설

일본의 야마토왜(大和倭)가 4세기 후반에 한반도 남부지역에 진출하여 백제·신라·가야를 지배하고, 특히 가야에는 일본부(日本府)라는 기관을 두어 6세기 중엽까지 직접 지배하였다는 설

조선사편수회

일제 강점기에 조선 총독부가 조선의 민족사에 관한 역사서를 편찬하기 위해 조직한 단체. 식민지 지배의 정당성을 부여한 역사서의 편찬을 맡아보던 총독 직할 기관이었다.

주류사학계 대표학자

이병도 일제강점기 일본 와세다대 사학 전공 조선사편수회 참여
신석호 일제강점기 경성제대 사학 전공 조선사편수회 참여
이기백 일제강점기 일본 와세다대 사학과 수학, 서울대 이병도의 제자, 와세다대 명예박사
영식 인제대 명예교수 김해사편찬위원회 부위원장 6년 일본 와세다대 문학박사(가야사전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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