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중진들이 당의 험지 출마 요청을 받아들여 잇따라 출마를 결단함으로써 `낙동강 벨트` 공략 핵심지역인 김해시가 정치권의 중요 관심사로 주목을 받고 있다.
맨 먼저 서병수(5선) 의원, 김태호(3선) 의원, 조해진(3선) 의원이 "나라와 당을 위하는 일이라면 그게 무엇이든 제게 주어진 소명을 다하겠다"며 "낙동강 벨트를 총선 승리의 교두보로 만들어 달라는 당의 요청을 겸허히 받아들이겠다"며 당의 결정을 수용했고 당은 이들을 전략공천 했다.
이와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김해을 국민의힘 예비후보자 5명이 "조해진 의원은 김해 출마를 포기하고 당을 위해 백의종군하라"고 주장하는 기자회견을 통해 반발하기도 했다.
또한 더불어 민주당 민홍철 의원(김해갑), 김정호 의원(김해을)도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의힘 전략공천자에 대한 강력한 비난을 하기도 했다.
과거 김해는 전통적으로 보수색채가 강한 지역이었으나 2002년 노무현 전 대통령 당선 이후 2005년 17대 국회의원 선거 때부터 진보성향의 표심으로 전환점을 맞았다. 2010년부터는 김해시장 선거에서도 내리 세 번을 승리로 이끌며 이른바 `낙동강 벨트` 진보정치의 중심이 되었다.
이러던 김해시의 표심은 2022년 대선 당시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 49.33%, 이재명 후보가 46.23%를 득표하고, 19개 읍면동 중 15개 지역을 승리하며 지지 성향이 변하는 징후가 보이기 시작하였다. 그 여세를 몰아, 12년 동안 진보가 우세를 보여왔던 김해시장 선거에서도 국민의힘 홍태용 후보가 당선 탈환하게 됐다.
따라서, 국민의힘 입장에서의 이번 총선은 2005년 이후부터 내주기 시작했던 김해지역 고지 탈환을 완성하고 낙동강 벨트를 점령하느냐의 기로에 서 있다.
국민의힘 장동혁 사무총장은 "김해 갑ㆍ을까지 우리가 승리한다면 낙동강 벨트에서 의미 있는 결과를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김해지역이 국민의힘 총선 승리의 교두보가 될 것임을 시사했다.
김해시는 동북아 물류 플랫폼과 가덕도신공항 배후도시로써의 성장 추진력, 3천여억원의 부채와 매년 350억원에 달하는 경전철 적자 보전금 지원 문제 등 성장과 위축 두 톱니바퀴 사이에서 속앓이를 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난제들을 풀어나가기 위해서는 다양하게 얽혀있는 중앙기관들과 원활한 협력 체제구축, 이해관계의 조정 능력, 풍부한 경륜을 바탕으로 하는 각종 규제와 법률 개정 등 고난도의 역량이 요구된다. 모두 정치 초년생들이 풀어나가기는 쉽지 않은 과제들이다.
이런 상황에 놓여있는 김해시의 형편을 볼 때 중앙정치 무대에서 영향력과 추진력을 가진 중량급 인사들이 포진하여 현재에 처해 있는 난제들을 해소하고 김해시를 도약시킬 수 있다면 시민 입장에서도 경륜 있는 중량급 인재 영입에 반대할 이유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양산시의 경우, 지역구 남해ㆍ하동에서 내리 5선을 한 박희태 전 의원(당시, 한나라당)이 2009년 9월 양산 재보궐선거에 느닷없이 낙하산 타고 와 출마하겠다고 하자 같은 당 지역정치인들로부터 연고 없는 철새 정치인 물러가라며 거센 반발을 사기도 했지만, 박희태는 시민들의 압도적인 지지로 당선되어 6선 의원이 되었고, 2010년 제18대 하반기 국회의장이 되었다.
국회의장이 된 박희태 의원은 의정활동 3개월 만에 국비 예산 2,226억원 확보를 시작으로 총 2조원이 넘는 국책사업 등을 양산시에 유치함으로써 양산시가 부채 없는 명품도시로 발돋움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고 시민의 삶 또한 전국 상위권에 진입하는 계기가 되었다.
한편으로는 지역에서 정치의 기반을 다져오거나 당을 위한 봉사 등 다양한 활동을 하며 지역을 다져온 예비후보들의 입장에서는 이해할 수 없는 배신감을 느낄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러나, 국민의힘 중앙당 입장에서 보면 현재의 예비후보들의 지지도가 민주당 현역 의원들에 비해 상당한 격차를 보이고 있어, 현재의 환경으로는 이기는 선거가 될 수 없다는 판단과 민주당 소속 국회의원과 시장 12년 동안 김해가 별로 달라진 것이 없고 지난 대선때 윤석열 대통령 후보가 공약하고 약속한 김해 주력사업 조기추진을 위해서도 집권당 국회의원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