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고봉] 김해의 선택, 다시 민주주의를 묻다
홍태용 김해시장에 대한 평가는 결국 김해시민의 정치적 판단으로 귀결된다
대한민국 헌정사에 깊은 상처를 남긴 '윤석열 전대통령의 12·3 비상계엄 사태'에 대한 사법적 단죄가 중대한 분기점에 이르렀다.
조은석 특별검사팀이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 내란 혐의로 사형을 구형한 것은, 민주주의를 훼손한 권력에 대해 국가가 어떤 태도를 취하는지를 분명히 보여주는 상징적 사건이다.
이제 이 사법적 판단은 중앙 권력에 국한되지 않고, 그 권력의 형성과 유지 과정에 직·간접적으로 연관됐던 정치 세력 전반에 대한 정치적 평가로 확장되고 있다.
이 흐름 속에서 김해 역시 예외가 아니다.
오히려 김해는 그 평가가 비교적 선명하게 드러날 지역 중 하나로 주목받고 있다.
■ ‘윤석열 효과’로 형성된 지방 권력, 시민의 기억 속에 남다
홍태용 김해시장은 지난 지방선거 과정에서 윤석열 당시 대통령 당선인과의 정치적 연대와 유대감을 주요 자산으로 삼아 유권자 앞에 섰다.
이른바 ‘윤석열 효과’는 선거 전략의 핵심 요소 중 하나였고, 이는 김해시 권력 형성의 중요한 배경으로 작용했다.
이 사실은 정치적 평가의 영역에서 쉽게 지워지기 어려운 기억으로 남아 있다.
그렇기에 오늘의 질문은 단순히 한 시장의 입장 표명이나 해명에 머물지 않는다.
계엄 사태 이후 중앙 권력이 급격한 신뢰 상실 국면에 접어든 지금, 김해시민들은 자연스럽게 묻게 된다.
당시 그 권력을 지지하고 정치적 정당성을 부여했던 선택은 과연 정당했는가, 그리고 그 선택에 대한 평가는 어떻게 내려져야 하는가라는 질문이다.
■ 사법의 시간 이후, 정치의 시간은 시민에게 돌아온다
특검의 사형 구형은 사법 절차의 문제이지만, 그 이후의 평가는 정치의 영역이며, 그 주체는 오직 시민이다.
중앙 권력과의 정치적 결속을 통해 형성된 지방 권력에 대해 어떤 판단을 내릴 것인지는, 법정이 아니라 투표소에서 결정된다.
120여 일 앞으로 다가온 6.3 지방선거는 이러한 시민적 판단이 집약되는 시점이 될 가능성이 크다.
지난 제8회 지방선거에서 홍태용 김해시장은 ‘확 바꾸자, 김해’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관계를 부각시키며, 그 시너지 효과를 누린 끝에 시장에 당선됐다.
이번 선거는 단순한 시정 운영의 성적표를 넘어, 과거의 정치적 선택이 민주주의에 어떤 결과를 남겼는지에 대한 총체적 평가의 장이 될 것으로 보인다.
김해시민들은 자신들의 선택이 어떤 방향으로 역사를 움직였는지, 그리고 앞으로 어떤 선택이 필요한지를 스스로 묻게 될 것이다.
■ 김해의 선택은 곧 정치적 책임의 표명이다
홍태용 시장 개인에 대한 호불호를 넘어, 이번 선거는 김해시민들이 스스로의 정치적 책임을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중앙 권력의 붕괴 이후에도 그 권력과의 연속성을 지닌 지방 권력을 그대로 용인할 것인지, 아니면 분명한 거리두기와 단절의 메시지를 보낼 것인지는 시민의 선택에 달려 있다.
김해에서 내려질 이 판단은 지역 정치에만 머물지 않는다. 민주주의를 훼손한 권력에 대해 지방에서 어떤 응답이 나오는지는 대한민국 정치 전반에 중요한 신호가 될 것이다.
김해시민들의 선택이 곧 대한민국 민주주의 회복을 향한 하나의 기준점으로 기록될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