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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老老상속, 세상뜰때까지 재산 물려주지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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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8.09.20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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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 일본에서는 老老상속이 커다란 사회문제로 대두되어 있는데...

    老老상속, 세상뜰때까지 재산 물려주지마?

    지금 일본에서는 老老상속이 커다란 사회문제로 대두되어 있는데...

    강창희 칼럼니스트

    요즘 나이든 분들 사이에는 ‘세상을 떠날 때까지는 자녀들에게 절대 재산을 물려 주지 말라. 물려주면 그 다음에는 자녀들이 자주 찾아오지 않는다’는 말이 유행하고 있다고 한다. 돈이라도 들고 있어야 자녀들이 자주 찾아와서 노년이 외롭지 않을 거라는 생각일 것이다.

    이런 점에서는 이웃나라 일본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얼마전, 한 일본인 친구로부터, 지금 일본에서는 老老상속이 커다란 사회문제로 대두되어 있다, 는 말을 들은 일이 있다. 문자 그대로 노인이 세상을 떠나면서 갖고 있던 재산을 젊은이가 아닌 노인에게 상속하는 것이 문제라는 뜻이다.

    그 일본인 친구의 예를 들면, 그의 큰어머니는 얼마 전에 92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나면서 65세의 사촌형에게 재산을 상속했다고 한다. 92세라고 하면 일본인의 평균수명을 생각할 때 특별히 오래 살았다고도 할 수 없는 나이이다. 그런데, 92세 고령자라면 그 배우자 또한 비슷한 수준의 고령자일 것이고, 자녀들도 젊어야 50대 후반이나 환갑을 넘은 나이일 것이다. 즉, 일본의 노인이 세상을 떠날 경우에는 갖고 있던 재산이 거의 확실하게 노인에게 상속된다고 볼 수 있는데, 이것이 사회적인 문제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왜 老老상속이 일본에서 그렇게 큰 문제가 된다는 것인가? 돈이 노인들 수중에서만 돌고 경제활동을 왕성하게 하는 젊은 세대에게 흘러가지 않기 때문이다. 일본에서 미래의 꿈을 가진 벤처비즈니스가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는 큰 이유 중의 하나도 바로 여기에 있다. 일본의 장기 경제불황은 ‘돈 쓰지 않는 부자 노인’과 ‘돈이 없어 소비하지 못하는 가난한 젊은 세대’라는 이중적인 사회구조 때문이라는 것이다.

    현재 일본의 60대 이상의 노령세대들은 일본 전체 가계금융자산의 70% 정도를 보유하고 있다. 그런데 이들 노인들은 지금과 같이 100세까지 살아야 하는 시대에 언제 어떤 고생을 할 지 모른다는 불안감 때문에 현금을 움켜쥐고만 있다. 본인도 쓰지 않을 뿐 아니라 자녀들에게 물려주지도 않고, 그렇다고 생산성 있는 곳에 투자를 하지도 않는다.

    돈 가진 세대가 소비도 안하고 투자도 안하니 경제 또한 활성화되지 않는다. 일본의 정책당국은 이런 악순환의 고리를 끊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특히, 노인들 수중에서 잠자고 있는 돈이 젊은 세대에게 이전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각종 제도를 도입하고 있다. 생전 증여를 하거나 자녀에게 집을 사줄 경우 세제혜택을 주는 것도 이런 정책의 일환이다. 그러나 이런 정책적 노력에도 불구하고 아직 이렇다 할 효과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는 어떤가? 우리나라는 일본보다 훨씬 더 빠른속도로 고령사회에 진입하고 있다. 지난해 고려대학교 박유성 교수가 발표한 ‘연령대별 100세 도달 가능성’ 연구결과에 의하면, 1937년생 생존자 중 남자 18.5%, 여자 23.4%가, 1945년생의 경우에는 남자 23.4%, 여자 32.3%가 100세를 돌파할 것으로 나타났다. 문자 그대로 인생 100세 시대를 맞고 있는 것이다. 우리 사회가 이에 대해 신속하게 대응하지 못한다면 우리나라 또한 일본이 겪고 있는 어려움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이라는 뜻이다.

    현재 우리나라 전체 가계금융자산 중 60세 이상의 노령세대가 보유하고 있는 비율이 아직은 25%정도 밖에 안된다. 그러나 710만 베이비부머 세대가 노령세대로 편입되는 시점이 되면, 이 비율은 50~60%로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 그때까지 정책 당국의 대응책이 나오지 않고 노령세대의 인식도 바뀌지 않는다면 한국판 老老상속 현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매우 크다는 것이다. 따라서, 일본을 반면 교사로 삼아, 정책 당국은 당국대로 개인은 개인대로, 대응책 마련을 서둘러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도 노령세대의 상속에 대한 인식 전환이 시급하다. 어릴 때부터 자녀교육을 잘 시켜서 자녀들 스스로가 부모 공경하는 마음으로 찾아 온다면 모르지만 돈을 미끼로 찾아오게 만든다면 그 노년이 얼마나 비참해지겠는가? 차라리 노부부 둘만 남았거나 사별해서 혼자 되었을 경우에라도 외로움을 이길 수 있는 능력, 즉, 고독력을 키우는 편이 보다 현실적이 아니겠는가? 앞으로 노인들은 더욱 더 외로워질 것이고 ‘외로움을 즐기는 힘’은 미래의 핵심 경쟁력이 될 거라는 생각을 가져야 한다는 뜻이다.

    자녀들에게 많든 적든 재산을 상속할 수 있을 정도의 경제력을 가진 부모라면, 그 재산을 언제 물려주는 것이 가장 바람직할 것인가에 대해서도 냉정하게 생각해 봐야 할 것이다. 장래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 때문에 보유재산을 움켜쥐고만 있으면, 이것은 국가경제를 불황에 빠뜨릴 뿐 아니라, 불황의 여파는 다시 자신과 자녀들의 불행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생각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100세에 세상을 떠나면서 70세된 자녀에게 상속을 한다면, 그 재산이 생산적인 곳에 쓰이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자녀가 조금이라도 젊을 때, 자신의 몸값을 높이는 데에 투자를 하거나 꿈이 있는 사업에 투자를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자녀의 장래를 위해서나 사회를 위해서 훨씬 더 바람직하다 할 것이다.

     

    *강창희. 미래에셋 부회장.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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